롤 판의 연간 대이벤트가 드디어 열렸다. 지역 최강팀들이 소환사의 컵과 월드 챔피언 타이틀을 걸고 부딪히는 무대. 그리고 매년 대회만큼 화제가 되는 게 있으니, 바로 월즈 송이다. 그런데 올해의 Star Walkin'은 열기 대신 미지근한 반응부터 받아들였다.
이게 월즈 앤섬이라고?
솔직히 말하면, Star Walkin'은 나쁜 노래가 아니다. 훅은 한번 들리면 하루 종일 머리에서 안 나온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지난 월즈 송들이 자아냈던 그 에너지에는 한참 못 미친다.
코러스는 확실한데, 월즈 앤섬 특유의 '장대한 순간'까지 끌어올리지 못하고 나머지는 싹 평평하게 떨어진다. 그래서 커뮤니티에선 1.25배속으로 듣는 팁까지 나왔고, 릴 나스 엑스 본인도 이에 직접 반응했다. 아티스트가 이모지로 팩트 체크당하는 판국.
가사도 걸린다. '세계 최강'이 되기 위한 희생과 끈기를 노래해야 할 곡에 이게 어울린다고?
"Been that, since I came out my mama
Thankin' God daddy never wore a condom"
이 허탈함은 뮤비까지 이어진다. RISE나 Take Over와 달리, 임팩트 있는 서사도 보람 있는 결말도 없다. 세팅이 아까운 것도 문제. 노래가 통째로 우주로 올라가는 이야기인데 뮤비는 지극히 현실적인 미국 도시에서 벌어진다. 천체 테마로 갔으면 더 잘 어울리고, 더 인상적이고, 더 독특했을 텐데.
초점이 엉뚱한 곳을 보고 있다
결국 Star Walkin'은 릴 나스가 혼자 쓴 노래를 라이엇이 나중에 월즈 앤섬으로 끌고 온 것처럼 들린다. 그동안 월즈 송의 심장은 롤과 월즈 자체였는데, Star Walkin'은 아티스트 본인의 폭풍 같은 성공 스토리에 더 집중한다. 주인공은 선수도, 대회도 아닌 릴 나스 엑스.
뮤비에 가수가 여러 번 등장하는 것에서도 드러난다. 다른 월즈 앤섬들은 아예 가수를 안 넣고 레전드 선수들과 그 시그니처 챔피언만 담았는데 말이다. Star Walkin' 공개 영상도 밈스럽고 재밌긴 했지만, 결국 또 월즈도 출전 선수도 아닌 릴 나스 얘기였다.
릴 나스의 인기와 음악계 파워를 생각하면 이해는 간다. 그래도 월즈 송은 언제나 선수, 대회, 그리고 롤이 최우선이어야 한다. 그게 아니면 앤섬으로서 존재 이유가 없다.
정리하면
Star Walkin'은 훌륭한 노래지만, 안타깝게도 훌륭한 월즈 앤섬은 아니다. 그래도 최근 곡들이 좀 단조로웠던 걸 감안하면, 릴 나스 엑스와 라이엇이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실험한 것 자체는 칭찬할 만하다.
그리고 커뮤니티의 반응은 롤 음악에 대한 기대치가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주는 걸지도 모른다. 그만큼 롤의 음악 라이브러리가 대단하고 야심적이었다는 뜻이니까. 어쩌면 우리도 한 걸음 물러나서, 롤은 무엇보다 먼저 게임이고 그 외 미디어는 덤이라는 걸 기억할 때일지도.